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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제 (시, 1986)
    카테고리 없음 2019. 6. 4. 22:18


    ※ 지금으로부터 33년 전 고교 1학년 때 교내 시화전(詩展)에 전시되었던 작품이다. 나의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후로 시를 쓰거나 출품한 적은 없다.  시 외에도 단편소설 한 편을 출품하여, 두 작품이 그해 교지에 게재되었다.  작품성보다는 잔뜩 멋을 부리려는 티가 곳곳에 묻어난다.


    솔가지 틈 사이로 한줄기
    머물다 날리우는 청음(淸音)은
    영혼 수풀 위에 가라앉은
    나지막한 기억의 공간들

    산야(山夜)의 흐름이 아래로
    휘어진 계곡을 타고 흐를 때
    나에게는 아득한 물살이
    그래도 한 자락 여운을

    멍울진 바위를 끼고돌아
    떨어지는 폭포수의 찬란한 아픔도
    안타까워 흐느끼는 산새의 처량함도
    바람에 흩어지면 돌이켜
    부딪혀 미소를 지으리니

    술렁이는 노을의 나래 위로
    내 다시 차가운 상념(想念)의 호수 위에
    돌을 던지리라

    불길처럼 당기는 아침해는
    동녘의 산마루를 사르고
    늦추어진 풀잎을 베개 삼아
    한 방울 이슬은 스르르 잠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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