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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한테 임명장을 받은 애들은 창피해서 어떻게 검사하느냐
    카테고리 없음 2019. 5. 30. 00:17

    주류와 비주류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및 보복 인사를 폭로했던 서지현 검사가 '주류 지향'의 검찰이 장악한 실상을 꼬집은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서지현 "노무현 임명장 창피해한 주류 검사들"

    https://www.nocutnews.co.kr/news/5085390

     

    2004년 당시 사법연수원을 마친 검사는 2월에, 법무관을 마친 검사는 4월에 임관을 했는데 똑같은 검사 임관 임명장이지만 임명장에 새겨 있는 수여자의 명의는 달랐다.

     

    2월에 임관한 검사의 임명장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4월에 임관한 검사의 임명장에는 당시 대통령 직무대행이었던 고건 전 총리가 수여자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서 검사에 의하면, 당시 "4월 임관 검사 중엔 2월 임관 검사를 보고 '우린 고건한테 임명장을 받아 너무 다행이다, 노무현한테 임명장을 받은 애들은 창피해서 어떻게 검사하느냐'고 했다고 한다.

     

    서울대 출신에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고건 총리와 상고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은 그들의 기준에서 볼 때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상고 출신은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비주류로 분류되는 수모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서지현 페이스북 캡쳐)

     

    주류는 신성불가침의 성역인가

     

    정권이 교체되면 주류 세력도 바뀌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오랜 세월 비주류에서 주류로 진입하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한 때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강부자(강남, 부동산, 자산가)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이영자(20대, 영남, 자영업자) 현상' 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물론 이명박 정부 시절의 교체는 비주류에서 주류로의 교체가 아닌 A주류에서 B주류로의 교체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혈연·학연·지연으로 묶여 있어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존재하는 것 같다.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수성가한 사람을 주류의 앞마당까지는 허락하지만, 절대 토방을 밝는 것도 쪽마루 위로 들이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 것이 그 세계의 규칙인 모양이다.

     

    비주류의 삶을 살아온 자들이 감히 주류인 자신들과 어깨를 겨루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대통령은 대학 나온 사람이 되어야 한다?

     

    2005년 당시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대통령은 대학 나온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상고 출신 노무현 대통령을 깎아내렸다.

     

    【현장】전여옥 "대통령은 대학나온 사람이 돼야"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2&aid=0000100365

     

    고졸 출신은 대졸 출신에 비해 지식과 판단력이 부족하고 일하는 것이 미숙하다는 고정관념이 의식 속에 깊이 박혀 있는 셈이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처럼, '한 번 주류는 영원한 주류', '한 번 비주류는 영원한 비주류'인 세상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오고 있는 것 같다.

     

    사전적으로는 다수파가 주류이고 소수파가 비주류이어야 맞는 것 같지만, 통념적으로는 소수가 주류이고 다수가 비주류인 경우가 많다.

     

    국정농단이 세상에 알려지고, 전국 각지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었다.

     

    무한할 것만 같았던 소수의 권력이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상식을 벗어나는 주류는 영원할 수 없다.

     

     

    아노미의 마지막 단계이기를

     

    '급격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규범이 없거나 혼란한 상태'를 '아노미 현상'이라고 한다.

     

    검찰 개혁을 꿈꾸었던 노무현 대통령도 이러한 '아노미 현상'을 충분히 예상했을 터이지만, 눈앞에서 덤빌 듯이 반발하는 것에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이제 국민들의 눈높이와 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왔고, 정치·경제·사회문제에 대한 정보를 극소수가 독점하는 시대는 끝났다.

     

    오랜 시간 인내하고 기다려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어긋난 행동이 지속된다면 국민의 힘으로 바로잡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지금이 '아노미'의 마지막 단계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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